군자와 리더
♧. 군자와 리더 ♧
자장이 스승에게 주로 던진 질문은 리더의 덕목에 관한 것이었다. 성실·충성·청렴·능력이었다. 자장은 이 중에서 한 가지만 가져도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여겼다. 젊은 자장은 자신의 빠른 머리를 이용해 당장 세상에서 써먹을 수 있는 지식과 요령을 습득하는 것이 효율적인 공부라고 여기는 듯했다. 그러나 그것은 지름길을 찾는 것이지 성실한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다.
“자질이 이미 훌륭한데 굳이 옛 성현의 가르침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까?”
“굳이 나쁜 짓에 물들지는 않겠지만, 격이 높은 사람으로 성장하기는 어렵지 않겠니?”(子張問善人之道 子曰 不踐迹 亦不入於室.‘선진’편 19장⑥)
소년 제자와 노인 스승의 문답은 종종 이런 식이었다. 자질이 좋으면 충분하지 않습니까? 아무리 자질이 훌륭해도 선인지도(善人之道)를 배워서 갈고닦지 않으면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없는 법이란다.
“지도자의 명석함이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입니까?”
“마치 물이 스며들 듯 은근히 남을 헐뜯는 말과 살을 도려내는 듯한 절박한 하소연이라도 진실을 간파해 그것을 따르지 않는다면 명철할 뿐만 아니라,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.”(‘안연’편 6장⑦)
사야, 훌륭한 리더는 잘 들을 줄 아는 사람이다. 교묘하게 남을 중상모략하는 말에 말려들지 않아야 한다. 험담에 치우쳐 사람을 잘못 판단하는 것은 리더의 중대한 실책이다. 또한 울며불며 매달리는 호소가 아무리 절절해도 그 안의 진실만큼은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‘좋은 귀’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.
공자가 리더의 덕목에 앞서 군자의 덕목을 누차 강조하자, 자장은 총체적인 덕목으로서 인(仁)에 대해 물었다.
“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인이란 무엇입니까?”
“다음의 다섯 가지를 세상에 실현시킨다면 인이라고 할 수 있다.”
“무엇입니까?”
“공손함·너그러움·신의·민첩함·은혜로움이다. 공손하면 남이 업신여기지 못하고, 너그러우면 대중을 얻고, 신의가 있으면 사람들이 의지하고, 민첩하면 업적을 쌓고, 은혜로우면 아랫사람이 자발적으로 따른다는 것이다.(恭寬信敏惠. 恭則不侮, 寬則得衆, 信則人任焉, 敏則有功, 惠則足以使人.‘양화’편 6장⑧)